[단독]백제 가마터 맞나…논란 속에 42억 집행

2018-10-13 1



세금이 줄줄 새는 곳은 또 있습니다.

서울 관악구에는 백제시대 도자기 유적이라며 사적으로 지정된 곳이 있는데요.

역사적 보존가치를 둘러싼 논란 속에 문화재청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이곳 땅을 사들이고 있습니다.

정현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
[기사내용]
골목 한쪽에 철조망이 쳐졌습니다.

철조망 안쪽에는 수풀이 무성하게 자랐고, 열무와 배추가 심어져 있습니다.

한쪽에 세워져 있는 표지판에는 이곳이 백제시대 도자기 가마터라며 1976년 사적으로 지정됐다고 적혀 있습니다.

[인근 주민]
"땅 파고 다 했는데 무슨 문화재야. 아무것도 안 나왔는데."

지난 2006년 문화재청의 동의 하에 이곳을 다시 조사한 한 대학 연구진의 보고서입니다.

이곳이 백제 시대 가마터가 아니라, 통일신라 시대에 도자기를 버리던 폐기장이라고 돼 있습니다.

당시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, "현재 상태로는 보존 가치가 없어 사적 해제를 권고했다"고 설명했습니다.

이런 결과를 문화재청에 알렸지만 달라진 건 없었습니다.

[문화재청 관계자]
"2007년에 문화재위원회에서 보존가치가 충분하다…"

채널A 취재진은 당시 왜 사적 유지로 결정이 났는지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엉뚱했습니다.

문화재청은 "논의 과정은 중요치 않다"며, "당시 회의 자료도 남아 있지 않다"고 답했습니다.

문화재청이 이곳을 사적지로 지정하고 땅을 사는 데 쓴 예산만 42억 원이 넘습니다.

하지만 땅만 사들일 뿐,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곳을 40년 넘도록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.

[최경환 / 민주평화당 의원]
"우리 문화재 관리 행정이 얼마나 허술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."

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.

정현우 기자 edge@donga.com
영상취재 : 김기열
영상편집 : 박주연
그래픽 : 원경종

Free Traffic Exchange